치앙마이 분위기
어제 밤늦게 치앙마이에 도착했기때문에 사실상 오늘이 치앙마이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게 되는 첫 날이었다.
캄캄하고 피곤해서 제대로 못 본 동네 분위기는 이렇다.
콘도 앞에 럭셔리해 보이는 브런치가게가 있었다.
서양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이었는데, 로컬느낌이 부족해서 딱히 가봐야 겠단 생각은 안 들었다. 그래도 저녁까지 영업을 하는 가게가 숙소 앞에 있어서 밝았고, 가게 앞에 항상 가드같은 느낌의 아저씨가 서 계셨는데 그게 또 나름 안전한 느낌이었다. 또 바로 근처 약 1분 거리에는 세븐일레븐이 있어 물이나 필요한 용품을 사기에 편리했다.
콘도는 럭셔리까진 아니지만 깔끔하게 잘 관리되어 있는 편. A동과 B동이 나눠져 있는데, 나는 B동에 묵었다.
오늘의 첫 일정은 오전 9시 요가 클래스 였는데, 그 전에 근처 카페에 잠깐 들러서 커피를 한잔 하기로 했다.
카페까지는 도보로 약 15분. 오전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죽을만큼 더운 날씨가 아니라서 거리 분위기도 살필겸 일단 걸어가보기로.
역시 한국에선 볼 수 없는 색감이다. 무성한 풀과 나무들은 어떻고. 치앙마이를 여행하는 내내 느낀거지만, 마당에 바나나나무가 심어져 있는 집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 전원주택에 감나무 심는 격인가.
동네에 한식당도 있었다. 혼밥이라니.
혼자 여행와서 어짜피 해야하는게 혼밥인데, 굳이 혼밥타이틀을 단 식당에서 하고싶진 않다. ㅋㅋ
치앙마이는 아침, 밤으로 계속해서 수시로 비행기가 이륙, 착륙을 한다.
인기 있는 곳인줄은 알았는데,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여행오는 곳인지는 몰랐다. 사실상 한국인 반, 중국인 반이다.(관광지나 쇼핑지에는)
근데 또 야시장에 가면 희안하게 스페인사람들이 그렇게 많더라. 관광객이 많아서 싫다기 보단, 오히려 볼거리가 많은 곳에 여행을 왔구나 싶다. (애써 끼워넣는 원영적사고. ㅎ)
길거리마다 나무들이 이렇게나 무성하다. 그리고 거리가 꽤 깨끗하고 질서정연한 편.
방콕의 혼란스러움을 덜어낸 곳이 치앙마이 인듯.
치앙마이 전망좋은 카페 FOHHIDE
치앙마이는 높은 건물이 거의 없는 도시다. 특히 올드타운 쪽에는 높은 건물을 짓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되어있다.
그래서 그런지 도심에서 전망좋은 곳을 찾기가 은근히 쉽지가 않다. 처음엔 요가원 정보를 찾다가 블로거분이 요가원 근처에 있는 카페도 함께 추천한 글이 있어서 궁금한 마음에 오게 되었다. 오는길에 조금 헤맨건 안비밀. 이 근처에 인기있는 카페랑 브런치가게들이 있어서 더 헷갈렸다. 결론은 그 인기있는 곳들과 같은 건물이지만, 5층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엘리베이터가 정말 작았다. 3명 이상 타면 안될정도. 그리고 특유의 수동문 엘베였는데, 문을 직접 열고 타야한다.
나는 유럽에서 이런 엘베를 종종 보았기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탈 수 있었다.
그렇게 아주 천천히 엘베가 5층에 도착하면 또 직접 문을 열고 나오면 된다.
그럼 이렇게 멋진 전망이 보이는 카페가 나온다.
치앙마이 카페 FOHHIDE
모델같은 멋진분이 전망 좋은 자리에 앉아 라떼를 한잔 하는 중이셨다.
이 카페는 오전 8시부터 시작이라, 아침시간에 여유가 있는 분들이 많이 찾는 곳처럼 보였다.
커피를 굳이 5층까지 와서 테이크아웃 해 가기도 하고.
구름이 잔뜩 낀 날이었음에도 전망이 너무 멋진건 사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니 더 분위기 있는 치앙마이.
한참 걸어와서 더웠으므로 잠시 더위도 식힐겸 실내에 앉았다.
카페 바도 예뻤다. 한국에서 이 정도 카페는 흔할 수 있겠지만, 치앙마이라서 왠지 더 특별한 느낌이었다.
뷰를 감상하면서 아이스라떼랑 블루베리 스콘을 먹었다. 스콘이 밀도있게 잘 만들어졌더라. 잼 한가득 발라서 두입 컷에 털어넣었다.
요가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서 20분쯤 있다가 자리를 떴다. 꽤 맘에 드는 카페라 여긴 치앙마이 떠나기 전에 꼭 한번 더 와야지 생각했다.
치앙마이 OM GANESHA YOGA
치앙마이에 오면 빠질 수 없는 액티비티 중 하나가 요가클래스 듣기다. 굳이 요가를 이 먼 곳까지 와서란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치앙마이가 그런 곳인것 같다. 와 보면 생각보다 세련된 도시인데, 서울처럼 마냥 빠르게빠르게 흘러가지만은 않는. 조금 더 천천히 자기 페이스를 찾고, 유지하는 그런 곳. 아마 오래 있을수록 더욱 여유롭고 느긋한 이곳의 속도에 맞춰지지 않을까.
하루에 세 타임정도 있는 요가 클래스. 1일권으로 수업 듣는것도 가능하고, 장기로 머무는 분들은 아예 수강권을 끊는다. 당연하겠지만 그게 더 싸다. 오기 전에 인스타를 통해서 연락해서 예약하려면 미리 정보를 줘야 하는지 물었는데, 그냥 수업 시작 10분 전에 오면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8시 50분 시간 맞춰서 도착.
갔는데 나이 지긋하신 한국여성분과 요가 선생님이 두런두런 이야기 하고 계셨다. 쭈뼛쭈뼛 하고 있으니까, 한국분이 옆에 매트 깔고 자리 잡으면 된다고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수업 리스트에 이름적고, 참가비 400바트를 드리고 본격 수업참여준비 완료!
치앙마이 요가클래스를 검색하면 무수하게 많은 정보들이 나오는데, 나는 om ganeasha yoga 여기가 제일 마음에 들었다. 도심에 있고, 무엇보다 분위기가 좋고, 선생님도 친절하다는 리뷰가 있었다.
화요일 오전 9시 수업은 수강생이 적어서(나 포함 세명) 아주아주 넓찍하고 여유롭게 할 수 있었다. 다닥다닥 붙어서 하는 요가는 너무 신경쓰이고 힘들다.
요가 하면서 부슬부슬 비도 오고, 빗소리 들으면서 요가 하는데 운치가 있었다. 선생님이 hands on으로 자세도 직접 교정해주시고, 천천히 따라올 수 있도록 난이도를 점점 높였다. 덕분에 유연성에 대한 부담이 줄었다.
한 시간 이십분 정도 쉬엄쉬엄으로 시작해 은근히 난이도 있던 요가로 끝이났다. 선생님이 차분하고 평온해 보여서 분위기에 이끌려 몸도 마음도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결론적으로는 너무너무너무 만족이었던 요가 클래스다. 치앙마이에 있는 동안, 세 곳의 요가클래스를 경험했는데, 옴 가네사 요가가 퀄리티 적으로는 1등이었다. 다음에, 혹시나 다음번에 치앙마이에 조금 더 길게 머물 수 있다면, 꼭 여기 수강권을 끊어서 매일같이 요가하러 오고 싶다.
요가 선생님이 수업 끝나고 사진 찍어줄까? 직접 제안. 사람 많으면 이런 사진 한장 찍는데도 기다려야 할텐데. 참고로 나 말고 수업 들으셨던 두 분은 모두 한국분이었다. ㅋㅋㅋ 그리고 장기로 머무시는 분들이라 자주 오셔서 그런지 사진은 안 찍으심. 수업끝나고 그냥 선생님이랑 두런두런 이야기 하다가 슥 가셨다.
수업끝나고 다시 숙소까지 걸어오면서 원님만 쇼핑몰도 슥 둘러봤다. 아주 깔끔 세련되게 잘 해놨음. 앞으로 할 거 없을때 여기서 시간때울 예정이다.
MAYA lifestyle mall 치앙마이 마야몰
아직도 숙소로 걸어오는 길에... 꼭 들러야만 했던..
치앙마이 나라야
내사랑 나라야. 5월 방콕 여행에서 나라야에서 많이 못 사온게 좀 많이 한이 됐다. 그 한을 풀고자 나라야에서 폭풍쇼핑.
친구들, 직장동료들 선물도 잔뜩 사고, 그냥 그냥...많이 샀다. 가격도 저렴하고 디자인도 예쁘고, 가성비템들이 많다.
잔뜩 사서 이제 숙소로 다시 복귀한다.
걸어오는 길에 바나나 나무들이 무성하다.
나라야 지갑 바로 개시. 사이즈가 작아서 립스틱이랑 미니 선크림 하나 딱 넣고 간편하게 다녔다.
샤워 하고 산뜻한 기분으로 점심먹으러 나서봄!
치앙마이 가정식이 유명한 흐언므언짜이
원래는 누들집으로 유명한 곳으로 가려다가 급 즉흥적으로 흐언므언짜이로 바꿨다. 미쉐린에 등극했다고 하니, 그 맛이 궁금했다.
정확한 명칭은 HUEN MUAN JAI
가게 분위기가 좋았다. 특별한 날 가족들이랑 식사하러 올 것 같은 분위기.
내가 시킨 음식은 중간쯤에 있는 동그란 쟁반에 여러가지가 담겨있는 northern thai appetizer. 태국식 북부 에피타이저.
우리나라 쌈밥같은 조합의 음식이었다.
먹음직스럽게 나온 음식.
양이.... 에피타이저 수준이 아닌데.... 엄청나게 많았다. 야채에 쌈싸서 양념된 고기랑 밥이랑 같이 먹는 영락없는 쌈밥느낌.
근데 향이나 소스같은게 태국맛이라 익숙하면서도 이국적인 느낌이었다.
돼지 갈비느낌. 맛있게 잘 먹었다. 양이 무지막지하게 많았다.
가게 분위기도 좋고. 자리에 앉으니까 전용으로 선풍기도 바로 틀어주시고. 맛은 중상위 정도였지만, 친절하고 깔끔해서 좋았다.
타이틀이 화려한데. 맛과 분위기, 친절도 모두를 따져서 받은 게 아닐까. 어쨌든 극찬할 정도는 아니지만, 무난하게 꽤 괜찮았다.
치앙마이 파란나 마사지 님만해민점
치앙마이에 오면 꼭 양질의 마사지를 받자, 라고 결심했다. Klock이란 앱으로 미리 결제를 하고 예약을 잡아서 방문하게 된 Fah Lanna Spa 파 란나 스파 님만해민점. 마사지샵 외관이 꼭 호빗족이 사는 마을같이 생겨서 한눈에 이목을 사로잡았다. 분위기 있고, 고급스러운데 가격도 4만원이 채 안하는 가격이라서 얼른 예약해버렸다.
내부도 고급스럽고 쾌적했다. 이런 느낌있는 인테리어 참 잘하네.
웰컴티 마시면서 문진표 간단하게 작성해주고.
발부터 한번 씻겨주신다. 마사지샵에 오면 대부분 거치는 절차이지만, 아직도 누군가가 발을 씻겨주는 건 조금 황송하다.
내가 예약한 마사지는 어깨와 등 마사지.
마사지사님 너무너무 시원하고 디테일하게 잘 해주셨다. 내가 보는 마사지 잘하는 분들의 이미지가 있는데. 키가 조금 작고 살짝 통통하면서 강단있게 생기신 분들이 참 마사지를 시원하게 잘 하더라. 그리고 손이 엄청 부들부들하고 손바닥에도 살이 조금 있어야 좋다.
밤비행기를 타면서 뭉쳤던 근육과 피로가 한번에 날아가는 느낌. 너무너무 만족스러웠다.
끝나고 생강차와 바삭함의 끝판왕 과자도 주셨다. 마사지 끝나고 한잔씩 마시는 차는 왜이렇게 개운할까.
집에서 먹으면 또 저 맛 안나겠지.
파란나스파 님만해민점은 건물도 예쁘고 조경도 느낌있게 잘 가꾸어져 있었다.
저런 건축 어떻게 하는거지. 정말 유니크하고 예쁘다.
떠나기 전 한번 더 입구컷.
마사지도 좋았지만, 파란나스파 님만해민점은 공간 자체가 포토스팟이니, 여유있게 가서 건물들 배경으로 예쁜 사진들 많이 찍고 오면 좋을것 같다.
스파 오기 직전에 한국인 사장님이 하는 파이브스타네일 이라는 곳에서 급하게 네일을 받고 왔다. 젤로 하기 싫어서 일반 네일컬러로 했더니, 아니나다를까 찍히고 난리였다. 계산도 직원분이 내 지갑에서 돈 꺼내서 직접해주심.ㅋㅋㅋ 젤 네일이 없던 시절엔 이랬지 참.
치앙마이 소품샵 플레이웍스
소품샵 덕후인 내가 치앙마이 스타일 소품들을 보려고 한걸음에 달려간 곳. PLAYWORKS 플레이웍스.
치앙마이 일러스트를 감각적이고 느낌있게 잘 표현한 굿즈들이 한가득이다. 엽서들을 보면 꼭 시티팝 느낌이 난다.
청량하면서도 아련해.
저땐 몰랐는데, 지금보니까 일러스트 가방들이 꽤 예쁘다. 플레이웍스는 참고로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다. 치앙마이에 오면 반드시 들르는 소품샵 느낌이다. 위치도 번화가 한중간에 있고, 귀여운 물건들도 꽤 많아서 여행자들의 지갑이 쉽게 열리는 곳.
혼여의 단점은 사진을 내 모습을 찍을 일이 별로 없다는 점. 거울이 보일때마다 틈틈이 사진을 찍어둔다.
보라덕후인 나에게 맞는 보라색 다이어리와 도이수텝이 담긴 엽서한장.
내지에 줄이 없는 노트를 찾고 있었는데, 아주 필요한 아이템으로 겟했다.
치앙마이 센트럴 페스티벌 짐톰슨
집에와서 잠시 쉬다가 갑자기 삘받아서 센트럴 페스티벌 몰에 그랩타고 왔다.
태국은 날씨가 덥다보니 밤에는 이렇게 시원한 몰에서 둘러보고 뭐 먹고 하는게 최적인듯하다.
태국 대형몰까지 진출한 bts 정국.
태국사람들이 한국사람들 다 저렇게 생겼다고 생각하는건 아니겠지. ㅎㅎ
치앙마이 센트럴 페스티벌몰 짐톰슨
사실 여기 온 이유 단 한가지. 짐톰슨을 가기 위해서.
30분 정도 열심히 스카프 쇼핑했다. 머리가 긴 남자 직원이 열정적으로 함께 골라줌. 은근히 어울리는거 추천 잘해주더라.
선물용 스카프 포함해서 작은 방도 스카프랑 세개정도 고르고 트레블월렛 카드로 계산하려고 지갑을 뒤졌는데. 아뿔싸.
분명히 챙긴것 같았는데 아무리 찾아도 안보이는 내 카드. 카드 잃어버린건 아닌지 엄청 걱정했다. 이미 계산대 앞에서 고른 스카프는 다 포장되어서 쇼핑백에 담겨 날 기다리도 있는 상황. 너무 미안한데 카드를 놓고 온것 같애. 내가 내일 다시 와도 될까? 직원 두 명이서 그럼 그럼, 니 쇼핑백 그대로 여기 둘게. 내일 편하게 와서 계산하면 돼. 진짜 엄청 친절했던 짐톰슨 직원들. 내가 올지 말지 확신도 없는 상황에서 그렇게 친절하게 웃으면서 대응할 수 있을까.
몰에서 수박쥬스 한잔 사서 터덜터덜 숙소로 돌아왔다.
집에와서 캐리어랑 짐 다 뒤졌는데, 카드가 없어서 망연자실... 그러다가 휴대폰을 우연히 집어들었는데, 폰뒷면에 흰색 카드가 떡하니 꽂혀있었다....ㅠㅠ 평소 쓰는 체크카드랑 트레블월렛 카드를 교체해서 끼워놓았던 것.
휴.. 바부바부. 그래도 카드 분실 없이 내일 돌아가서 무사히 결제할 수 있을거 생각하니 기뻤다. ㅜㅜㅜ
여성스럽고 친절했던 그 직원한테 꼭 고맙다고 인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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