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림 문쏘
오늘 소개해 드릴 곳은 제주도 한림에 위치한, 아시아의 미슐랭 이란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문쏘라는 곳입니다. 타이틀은 아시아의 '미식림' 100선에 들었기 때문에 주어졌다고 합니다. 한림에서도 조용한 동네에 숨은듯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인 문쏘는 파인다이닝으로, 다섯가지 컨셉의 아시아풍 인테리어룸에서 조용하고 여유로운 식사를 즐길 수 있었던 곳입니다. 요리의 재료들은 제주도의 로컬식재료를 사용한 퓨전메뉴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일 유명한 메뉴는 '황게카레'입니다. 특히나 이 메뉴는 제주산 황게 한마리가 통째로 올라가 있어, 굉장히 퀄리티 있고 이색적인 요리였습니다. 음식을 입으로 가져가기 전부터 화려한 색감과 그 자태로 마음까지 설레었습니다.
건물은 1942년 일제시대때 일본군관사였던 건물을 새롭게 리모델링 했다고 합니다.
건물의 하늘색 벽돌과 기와의 조화가 왠지 모르게 색다른 느낌입니다. 마당에 심어져 있는 알록달록한 이름모를 꽃들이 밝고 화사한 느낌을 더해줍니다.
전체적으로 우드 느낌이 강한 인테리어 입니다. 마치 영화 세트장에 온 듯한 느낌도 들면서, 이국적이면서 특색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의자나 테이블도 앤틱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몇 년전 여행했던 홍콩도 살짝 생각나는 분위기 였습니다.
많은 연예인들이 다녀간 흔적이 보입니다. 시그니처인 황게카레의 그림도 보입니다.
실물로 영접한 황게카레의 모습입니다. 평소에 카레를 좋아하는 편인데, 우리가 평소에 먹는 카레보다는 많이 묽은 제형의 카레였습니다. 카레에서 황게맛이 진하게 날 것 같은 예상과는 달리, 은은하게 베인 느낌이었습니다. 대신 냄새로 이미 맛을 봤다 싶을 정도로 입안 가득 침이 고일듯한, 식욕을 확 끌어 올려주는 냄새였습니다. 황게는 데코였고, 맛은 신라면의 1.8배의 맵기라고 했는데, 매운걸 잘 못 드시는 분들께는 좀 맵지 않을까 살짝 우려되는 맛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하얀 쌀밥에 카레를 듬뿍 끼얹어 입안 가득 먹는 그 맛은 가히 중독적이었습니다.
황게카레가 메인인 문쏘이지만, 의외로 저는 '에그 인 헬' 메뉴가 맛있었습니다. 에그 인 헬이야 말로, 맵기가 상당한 음식인데 토마토 베이스가 있어서 그런지 매운걸 잘 못 먹는 저도 평소에 좋아하는 메뉴입니다. 보통은 빵에 찍어 먹는데, 밥까지 함께 나왔습니다. 역시 매운 음식에는 빵보단 밥인 것 같습니다.
쿠로부타동 입니다. 쿠로부타는 번역하면, 검은돼지, '흑돼지'쯤 되겠습니다. 맛은 예상 가능한 돼지고기 덮밥 정도의 맛이지만, 고기에 벤 양념이 상당히 중독적이었습니다. 평준화 된 단짠의 맛이랄까. 함께 곁들여진 아삭아삭한 숙주를 함께 씹는 식감도 좋았습니다. 친구는 이 메뉴가 제일 맛있었다고 합니다. 음식을 서빙해 주시면서, 테이블 위에서 그릇째로 토치로 불을 쏘아 불향을 더 해 주셨습니다. 나름 포포몬쓰를 봐서 인지, 음식의 맛이 더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자리잡은 곳은, 방으로 분리된 공간이었는데, 동그란 형태의 창이 나 있었고, 그 앞으로 수탉이 당당히 고개를 하늘로 들고 있었습니다. 왠지 모를 에너지가 느껴지는 오묘한 공간이었습니다. 황게카레 13,000원, 에그인헬 20,000원, 쿠로부타동 15,000원으로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었지만, 저는 음식을 먹을때 양으로 승부를 보는 날이있고, 가격으로 승부를 보는날이 있고, 분위기로 승부를 보는 날이 있습니다. 이 날은 분위기로 승부를 보는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맛은 평타를 살짝 넘기는 수준, 가격은 살짝 만족도가 떨어졌지만 분위기 만큼은 우세했던 문쏘였습니다. 가격 상관없이, 특별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으신 분들께 적극 추천하는 곳입니다.
이 날은 함께한 친구가 촬영용으로 꽃다발을 가져 온 날이었습니다. 식당 인테리어와는 어울리지 않지만, 오랜만에 꽃다발을 들어 본 기념으로 사진을 한 장 남겼습니다. 오늘도 여수니 리뷰를 찾아주신 여러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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