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망미동 50년 전통 양곱창
오늘 소개할 곳은 50년 전통의 부산 수영구 망미동에 위치한 홍순덕 전포양곱창집이다. 회사 사내 기사를 통해서 우연히 알게된 부산토박이 분의 찐맛집이었는데, 부모님 세대부터 꾸준히 단골이라는 말에 이번 부산여행 맛집 리스트 중 거의 0순위가 아니었나 싶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토요일 저녁, 친구와 함께 택시를 타고 겨우 도착했다.
Since 1972
가게의 창업자이신 홍순덕님은 현사장님의 시어머니시고, 시어머니의 레시피를 그대로 이어받아 운영중이라고 하셨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진는 가게 내부와 손님들은 거의 가족단위의 현지분들처럼 보였다.
기름이 많은 양곱창은 특히나 굽는 법이 까다로운 편인데, 사장님이 테이블마다 순회하시면서 고기를 타지 않도록 잘 뒤집어 주시고 양곱창에서 나오는 기름을 다른 부위에도 골고루 발라 구워 주시면서 고소한 고기의 맛을 극대화 시키는 스킬을 시전하셨다.
홍순덕 전포양곱창 밑반찬
새콤달콤 감칠맛이 도는 상추절임하며 살얼음이 아삭아삭 씹히는 열무동치미가 양곱창을 먹는 내내 식욕을 돋구어 주었고, 무엇보다 양곱창의 킥이 되어준 달콤 쌉싸름한 마늘참기름 소스가 신의 한수였다. 반찬 하나하나에 정성과 정갈함이 느껴졌는데, 열무동치미를 그릇째 드링킹하는 내 모습을 보고 친구가 이런 모습 처음이라며 눈을 동그랗게 떳떤 기억이 난다.
내장부위는 주로 막창이 친근한 편인데, 그런 나를 양곱창의 세계로 인도해준 홍순덕 전포양곱창의 고운 자태다. 마늘로 간간하게 밑간을 해 잡내는 제거하고 감칠맛은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함께 구워지는 통마늘은 나중에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서 없어지고 입안 가득 고소함만 남겼다.
양곱창의 식감은 뭐랄까. 잘 구워진 팽이버섯을 가로로 잘라서 입안가득 씹는 느낌이랄까. 아삭아삭 쫄깃쫄깃한 식감과 고소하면서도 의외로 담백한 맛까지 있어서 조금은 놀라웠다. 마늘소스에 푹 찍어서 먹으면 무한대로 들어갈 수 있는 맛이다.
불향 가득 입힌 홍순덕 전포양곱창. 이 맛이 그리워서 다시 부산을 찾을 것만 같다.
사장님께서 숟가락에 직접 얹어서 셋팅해주시는 사장님 한입찬스. 양곱창에 파저래기 가득 올려서 한입 가득 먹어야 제맛이다.
친구와 궁금함을 못이겨 1인분 더 추가해 시킨 양념 양곱창구이. 확실히 소금구이의 담백함 보다는 단짠매력의 소스가 특색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소금구이가 더 취향이었다. 그래도 고기 질이 워낙 좋아서 소금구이든 양념구이든 뭔들 맛없겠냐마는.
이것도 마늘소스 콕 찍어서 먹었다.
저 마늘소스 따로 팔면 사서 먹을 의향 100%
홍순덕 전포양곱창 된장국수
마지막으로 아쉬워서 입가심겸 시켜본 된장국수. 구수한 집된장 맛과 야들야들한 시래기가 잘 어우러져 아주 향토적인 맛이었다. 미식가인 친구가 극찬했던 메뉴다. 사장님도 너무 친절하시고 테이블마다 신경써주시면서 손님들한테 친근하게 대해주시는 모습에서 신뢰감이 200%상승했다. 비오고 꿉꿉했던 여름날의 부산여행이 홍순덕 전포양곱창 덕분에 확실히 기분전환이 된 것 같다. 여러모로 인상깊었던 나의 양곱창 입문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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