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말쯤 제주도의 유기견 보호소를 방문하며 봉사활동을 하는 소모임에 가입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견사를 청소하다 우연히 만나게 된 봉사자 친구들 두명이 유기견 사진을 찍는 프로젝트를 한다길래, 호기심 반 돕고싶은 마음 반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이미 탄탄하게 계획된 프로젝트에 발만 살짝 담궈 수월한 진행을 예상했건만, 처음 사진을 찍던 날의 멘붕은 잊지못할것이다. 유기견들은 생각보다 낯선 사람들을 보고 겁을 많이 먹었고, 강아지들의 웃고있는 예쁜 모습을 포착해서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거란 예상은 현실에선 보기좋게 빗나갔다. 비오는 날씨도, 빛 한줄기 없는 좁은 실내에서 많은 강아지들이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상황에서 사진을 찍기위해 우왕좌왕 하길 한 시간. 겨우, 한마리씩 안고 찍는법을 터득해서 강아지들을 간식으로 어르고 달래서 찍었던 것이 그 첫번째 경험이었다.
그리고 일주일 후, 촬영에 앞서 몇 가지 보완점을 모색해서 두번째로 한림보호소에 사진을 찍으러 가게 되었다.
다행히 비가 온다던 예보와는 달리, 쨍한 날씨에 실외촬영이 가능하게 되었다. 견사 철조망에 배경지를 걸고, 사진을 찍을 배경을 세팅 한 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강아지들을 만져주고, 간식을 줬더니 조금씩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를 풀기 시작했다.
날씨도 좋고, 간식도 먹고, 많이 만져주고 예뻐해주니 기분이 좋아진 유기견 친구들 몇몇 에게서 기분좋은 사랑스러운 표정이 나왔다 :)
하나같이 사랑스럽고 천사같이 착한 존재들.
첫번째 시행착오를 겪어서일까, 두번째 촬영은 더운 날씨에 체력소진도 빨랐지만 고생한만큼 좋은 결과물이 얻어진 것 같아서 뿌듯했다. 몸을 사리지 않고, 사진을 찍고 강아지들과 몸으로 놀아주던 동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멤버들이 참 멋진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같이라서 더 힘이나고, 즐거웠던 한림보호소 촬영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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